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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 떨어지고 부작용까지?…약 먹을 때 조심해야 할 식품 5가지
약은 질병 등을 치료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경구복용약은 휴대하기에도 간편하고, 시간에 맞춰 섭취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하게 이용 가능한 치료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투약 후 입안에 쓴맛 등이 남을 수 있는데, 이때 많은 사람들은 입에 남은 불쾌한 맛을 중화하기 위해 바로 달콤한 음식을 한 입 베어 문다. 그런데 무심코 약과 함께 먹은 식품들이 약의 흡수를 저해하거나 약효를 떨어뜨리고,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닥 복약상담 임재형 약사(도담시청약국)는 "위장에 부담이 되는 음식이 아니면 식품과 약의 조합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약의 효과를 줄일 뿐만 아니라 부작용과 합병증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라면서 "특히 △감기약과 초콜릿 △고혈압약과 바나나 △변비약과 우유 △고지혈증 치료제와 자몽 △해열진통제와 케이크 등은 권장되지 않는 조합이다"라고 설명했다. 약 먹을 때 조심해야 할 식품 조합 5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1. 감기약 – 초콜릿 등 카페인 함유 식품
식품의약안전처는 감기약 복용 시 카페인이 들어간 초콜릿 등의 식품을 같이 섭취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임재형 약사는 "감기약과 초콜릿 둘 다 슈도에페드린 또는 카페인이 포함돼 있어 함께 먹는 경우 교감신경계 항진으로 인해 △두근거림 △현기증 △불안 △구토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커피, 콜라 등을 약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경미한 감기 증상에 약국에서 구매해 복용할 수 있는 이부프로펜(ibuprofen)이나 아스피린(aspirin), 나프록센(naproxen)과 같은 성분의 소염진통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약품에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지 않지만, 식품 속 카페인 성분이 위 점막을 자극해 속 쓰림과 같은 약물의 부작용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임재형 약사는 "성인보다도 특히 어린아이들이 감기약을 먹고 싶지 않아 할 때 초콜릿 등의 간식을 함께 먹이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초콜릿 대신 설탕 물을 먹이는 등 대안을 찾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감기로 인한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라나 추출물이나 카페인 함량이 높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과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2. 고혈압약 – 바나나
바나나는 칼륨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여겨지지만,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섭취에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고혈압약은 체내의 칼륨 배출을 억제함으로써 나트륨을 내보내 혈압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바나나를 과도하게 먹으면 칼륨 수치가 과하게 높아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몸속에 칼륨이 과도해지면 △불규칙한 맥박 △심계항진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나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근육 무력감 △피로감 △반사 저하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호흡 부전 △저혈압 △부정맥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약이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푸로세미드(furosemide), 스피로노락톤(sprironolactone) 등이라면 오히려 칼륨을 섭취해야 한다. 이러한 약물은 이뇨작용을 통해 혈압을 낮춰주는 것으로, 장기간 복용 시 저칼륨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칼륨이 풍부한 식품은 바나나 외에도 오렌지, 귤, 건포도 등의 과일류와 당근, 시금치와 같은 녹황색 채소가 있다.
임재형 약사는 "만성질환자나 갑자기 몸이 허약해진 환자들 중 건강 관리를 목적으로 갑자기 과도하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 등 식단에 변화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약효가 떨어지고 건강에도 위험할 수 있다"라면서 "건강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과한 것은 절대 금물임을 명심하고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사전에 충분히 상담하기를 추천한다"라고 강조했다.
3. 변비약 – 우유
우유는 보통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기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유를 먹으면 대변을 잘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빈속에 우유를 마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유를 변비약과 함께 먹는 경우 우유가 변비약의 코팅을 녹여 약효가 감소하고, 위를 자극해 복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유 자체가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속을 쓰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임재형 약사는 "우유는 위산을 중화시켜 변비약을 위에서 녹게 만든다"라면서 "약효가 떨어질 뿐 아니라 위장장애가 동반돼 고생스러울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약을 먹으면서 위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물 대신 우유를 먹는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의 약은 물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으니 우유와 약을 함께 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카제인 단백질이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고,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장 점막이 자극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전했다.
4. 고지혈 치료제 – 자몽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고지혈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면 자몽과 자몽주스 등 자몽이 함유된 식품에 주의해야 한다. 자몽의 쓴맛을 내는 푸로쿠마린(furanocoumarin) 성분이 간 대사효소(cyp3a4)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약물의 흡수율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극대화되고,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지거나 약물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해당 성분은 심바스타틴(simvastatin)이나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 등의 성분에 특히 잘 반응하며, △소화장애 △복통 △속 쓰림 △두통 △근육통 등의 일반적인 부작용부터 △간 기능 이상 △횡문근 융해증 △혈소판 감소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재형 약사는 "자몽과 고지혈증 약의 경우에는 여타 식품들과는 달리 약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푸로쿠마린 성분이 장 속 효소의 변화를 유발해 대사효소가 억제되는 효과가 최대 72시간까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고지혈증 약뿐만 아니라 자몽과 상호작용을 하는 약물이 의외로 많으므로 약을 복용하는 기간에는 자몽의 섭취를 자제할 것"을 추천했다.
5. 해열진통제 – 케이크
타이레놀의 주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면서 시판 중인 해열진통제 대부분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성분은 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낮추고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직후에 케이크나 빵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아세트아미노펜과 탄수화물이 결합하면서 약의 흡수를 방해한다. 이런 경우 약의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종류의 진통제를 추가로 먹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임재형 약사는 "이러한 약과의 상호작용이 있는 식품은 약을 복용하기 2시간 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상이 지난 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흔히 약은 식후 30분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약마다 복용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설명서를 참고하거나 전문의의 설명에 따라야 한다"라고 권장했다.
도움말 = 임재형(도담시청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