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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내 주치의' 생긴다… "고혈압·당뇨병 관리 걱정 뚝" ① [인터뷰]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병원 방문을 미루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만성질환은 식생활과 운동습관 관리 등 일상 속 관리가 중요한 질환임에도 병원 방문 시 진단이나 약 처방 등 1차적인 치료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수는 약 1,6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그 수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약 5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9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이하 일만사)'을 본격 시행했다.
'일만사'는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환자에게 꾸준한 건강 상담과 맞춤형 생활습관 관리를 제공해, 실질적인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특히, 참여 환자는 동네 의원에 '주치의'를 지정해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의료진에게는 진료 외적인 교육·상담 활동에 대한 수가도 지원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만성질환 관리가 단순 '진단과 약 처방'에서 벗어나 '예방과 관리' 중심의 치료로 전환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런 정책을 모르는 환자도 많고, 동네 의원의 사업 참여도도 낮은 편이다. 이에 실제 일만사에 참여하고 있는 내과 전문의 이치훈 원장(세실내과)을 만나,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사업의 효용과 의미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한편, 일만사 사업 참여는 건보공단 어플리케이션 'the건강보험'이나, 홈페이지(www.nhis.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q. 처음 '일만사'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사업', 일명 '고당 사업'이라고 우리 의원이 있는 하남시에서 일만사 이전에 시행하던 사업이 있었습니다. 65세 이상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 중 사업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진료비와 약제비를 일정 부분 지원하는 사업인데, 우리 병원을 찾아주시는 환자분들 중에도 '고당 사업'을 통해 꾸준히 질환 관리를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만사'가 본사업이 되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단순한 치료비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도움과 관리가 필요한 환자분들에 대해 철저하고 지속적인 질환 관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의료진들이 환자 교육과 관리에 들인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되어, 일만사에 참여할 경우 고당 사업에 신규 환자를 등록할 수 없게 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일만사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요?
환자의 건강 관리를 의료진들이 더 촘촘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자 관리 서비스를 의사가 직접 모두 수행할 수도 있지만, '케어코디네이터'를 통해서 함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 간호사, 환자가 한 팀이 되어서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질환을 잘 관리해나갈 수 있습니다.
또, 사업을 통해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든지, 지속적인 질환 수치 모니터링 등도 질환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만사를 통해 환자도 질환에 대해 공부해서 스스로 관리해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고, 초기의 건강 상태와 비교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니, 건강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욱 의지가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의사로서도 주치의라는 생각으로 책임감이 생기고, 환자와 하나의 팀이 돼서 '건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나아가니까 사명감도 더해지게 됩니다. 일만사 덕분에 단순히 약 처방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치료 방식에서 벗어나서, 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케어코디네이터, 이름이 생소한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케어코디네이터는 간호사나 영양사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고, 일만사에 참여하는 의원에서 직접 고용하여 함께 환자 관리를 해나갑니다. 주로 환자 모니터링과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리 의원은 환자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어서 그 부분에 좀 더 특화되고,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간호팀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각자 담당하는 환자를 지정해 상담하며 환자에게 질환 관리에 동기부여도 하고, 관리 계획이 수립되면 주치의가 전달하는 내용을 잘 실천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일만사 참여 환자별로 관리 계획도 다 다르게 수립하게 되나요?
당연합니다. 환자마다 질환이나 진행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합병증의 유무나, 흡연 여부 등을 모두 파악해서 위험 인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환자는 조금 더 촘촘하게 관리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내원 주기를 더 앞당기거나 질환 교육도 사업 참여 초반에 많이 진행해서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합니다.
q. 일만사 참여율도 높이고 이를 통해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사업에 참여해서 가까운 동네 의원에 주치의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환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료비를 절감 받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도 분명 사업 참여율을 높이는 장치일 겁니다. 그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케어플랜 수립이나, 교육과 같이 정부에서 가이드하고 있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환자가 스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혈당이나 혈압 수치를 입력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시청하는 부분들에 고령의 환자들은 참여율이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30~50대 정도 되는 환자분들 중 질환 위험도가 높은데 관리 의지가 있고 교육 순응도가 좋은 분들을 우선적으로 타깃해서 사업 참여를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일부 환자들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치거나 일상이 바빠서 지속적으로 내원하지 않거나, 질환 관리 의지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만사를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더 필요한 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령의 만성질환 환자분들의 경우 일만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데다가, 이미 건강에 관심이 많고, 주기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환자들은 이미 주치의 개념으로 잘 관리를 해드리고 있는 것이죠.
또, 기존에는 병원을 예약제로 운영하지는 않았는데, 사업 참여 환자들은 지속해서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바로 진료 및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 시간을 약속하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병원 방문 횟수도 늘고 질환 관리도 더 수월해집니다.
q. 사업이 가지는 한계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어떻게 극복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한계점도 물론 있습니다. 케어코디네이터나 주치의가 아무리 동기를 부여한다고 해도 환자마다 성격도 다르고, 생활 환경이나 마음가짐도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 같은 수준의 계획을 100% 수행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일만사의 장점 중 하나인 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비대면 관리나 수시 점검을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혈당이나 혈압 수치를 입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체크하던 환자도 꾸준히 지속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성격이나 상태에 따라 때로는 호랑이처럼 무서운 주치의가 되기도 하고, 순한 양처럼 환자의 마음을 살피거나, 관리를 응원하는 주치의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최소한 진료 1주일 전부터라도 수치 입력을 집중적으로 해주기를 당부합니다.
또 하나는 정책 행정적인 부분입니다. 수가 관리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의료진이 환자에게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상담하고 상호 소통한 근거를 토대로 수가 청구를 하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내원 진료 시 이 부분에 대한 환자 본인 부담금 20%가 발생하게 됩니다. 환자 입장에선 단순히 문자 메시지나 통화를 하고 비용을 내는 것에 대해 저항을 느낄 수 있고, 의원 입장에선 매번 연락을 취할 때마다 근거자료를 남기는 것이 바쁜 진료 일정 속에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환자의 부담은 줄이고 주치의와의 소통이나 비대면 관리 상담이 좀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