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 건강을 지탱하는 중요한 생리 작용이다. 몸의 회복은 물론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 감정 조절, 면역력 유지까지 다양한 기능에 관여한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이 모든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흔히 손발 저림이나 시력 저하 같은 증상을 먼저 떠올리지만, '수면 장애'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량이 늘고 갈증과 탈수 증상이 나타나 숙면을 방해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다시 혈당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내과 전문의 신윤수 원장(신윤수내과의원)과 함께 당뇨와 수면 장애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봤다. 

 q. 혈당이 높아서 잠이 안 온다는 말은 생소한데요, 혈당과 수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당이 올라가면 당뇨 환자의 몸에서는 과도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려고 신장이 작동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밤중에 자주 소변을 보게 되고, 탈수로 인한 갈증까지 더해져 물을 자주 마시게 되면서 숙면을 방해받게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당뇨 환자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수면 부족이 다시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돼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혈당을 더 올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는 늘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렙틴은 줄어드는 반면,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이 증가해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게 됩니다. 결국 혈당 상승과 수면 부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q. 수면 부족이 단순한 불면이 아니라 혈당 문제 때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당뇨 환자들이 입 마름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수로 인한 갈증과 입 마름이 심해진다면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와 약 복용으로 밤사이 저혈당이 올 수 있는데, 이때 기운 저하, 어지럼증, 두근거림, 허기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한 다리 통증이나 작열감 등이 증상이 동반될 때는 수면 장애 개선을 위한 전문가의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q. 그렇다면 당뇨 환자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수면 개선 팁은 무엇인가요?
수면 중 저혈당을 예방하려면 자기 전에 단백질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삶은 달걀이나 단백질 바를 드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이전 저혈당 경험으로 불안감이 있다면 연속 혈당 측정기(cgm) 사용도 추천드립니다. 팔에 부착해 실시간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저혈당 경고 알림 기능도 있어 안심하고 잘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 2주간의 혈당 변화와 평균값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어, 수면 중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하고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요즘 수면 앱이나 스마트 워치로 수면 점수를 체크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기기들이 수면 장애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네,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스마트 링 등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점수로 평가하고, ai 기반으로 수면 습관 개선을 제안해 주는 기능이 많습니다.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 수면 중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을 시간대별로 확인하면서 특정 시간에 문제가 반복된다면 그 시점의 혈당을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함께 사용하면 수면 중 혈당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수면 장애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조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q. 마지막으로 수면 장애를 겪는 당뇨 환자분들께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당뇨는 진단 당시부터 많은 분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약 복용을 꺼리거나 혼자 해결 하려는 경우도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수면 장애 역시 당뇨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과 혈당 관리를 이어가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기획 = 염진아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