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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질 듯한 가슴 통증"…대동맥 박리·파열의 응급 신호는?
우리가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심장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펌프질을 하며 전신으로 혈액을 내보낸다. 이때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은 인체에서 가장 굵고 강한 혈관인 '대동맥(Aorta)'을 통해 뇌, 팔, 주요 장기, 하체 등으로 순환된다. 그런데 이 혈류의 핵심 통로에 이상이 생기면 단순한 혈류 장애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동맥 박리와 파열은 수 시간 안에 치명적 상태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만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송석원 교수(이대서울병원)와 함께 대동맥 질환의 특성과 주요 증상, 치료와 예방을 위한 관리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대동맥 손상되면 치명적...고혈압·동맥경화 등 원인
대동맥은 지름 약 3~4cm의 굵은 혈관으로, 내막·중막·외막의 세 겹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심장에서 시작해 복부까지 이어지며, 분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한다. 특히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압 혈류를 직접 받아들이는 혈관이기 때문에,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대동맥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대동맥류 △대동맥 박리 △대동맥 파열이 있다. 대동맥류는 대동맥 벽이 약해지면서 특정 부위가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큰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며 파열 위험도 증가한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며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드는 상태로, 박리 부위에 따라 응급도와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특히 상행 대동맥 박리는 심장과 가까운 부위에 발생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동맥 파열은 대동맥 벽이 실제로 터지며 대량 출혈이 발생하는 상태로, 즉각적인 수술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위급 질환이다.
이러한 대동맥 질환은 대부분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대동맥 박리 환자의 약 80%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지속적으로 높은 혈압은 대동맥 벽, 특히 중막의 탄성 섬유와 평활근층에 반복적인 압력을 가해 벽을 약화시키고 찢어지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이로 인해 대동맥류가 빠르게 커지거나, 파열 위험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동맥경화, 흡연과 음주, 고령, 비만, 외상, 감염, 그리고 말판 증후군(Marfan syndrome),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과 같은 유전적 결합조직 질환도 대동맥 벽을 약화시키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극심한 흉통·등통, 대동맥 박리·파열 신호일 수도
대동맥 질환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특히 대동맥류는 크기가 작을 때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되며, 건강검진이나 영상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동맥 박리·파열로 진행되면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송석원 교수는 "주로 새벽 시간에 가슴 통증, 등 통증, 복통, 실신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1분 1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동맥 박리의 경우 통증이 흉부에서 복부로 이동하거나, 팔·다리 감각 저하, 마비, 맥박 소실 같은 말초 혈관 관련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대동맥 파열은 극심한 통증과 함께 갑작스러운 저혈압, 의식 저하, 쇼크가 빠르게 진행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사망 위험이 매우 높다. 또한 병변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어지럼증, 혼수, 호흡곤란, 청색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부터 스텐트 삽입술까지...하이브리드 치료도 확대
대동맥 질환의 치료는 병의 형태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대동맥류는 크기, 위치, 상태에 따라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거나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대동맥 직경이 5.5cm 이상으로 커지거나, 급격히 팽창하는 경우에는 인공 혈관 치환술 또는 스텐트 삽입술(혈관 내부에 금속망을 넣어 확장하는 치료법) 등의 수술이 권고된다.
반면 대동맥 박리나 파열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응급질환으로,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특히 급성 대동맥 박리는 발생 부위에 따라 Stanford A형(상행 대동맥)과 B형(하행 또는 복부 대동맥)으로 나뉘는데, 이 중 A형은 심장과 가까운 부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응급 수술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송석원 교수는 "A형 대동맥 박리는 발생 후 1시간마다 사망률이 약 1%씩 증가하며, 24시간 이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약 25%에 달한다"라며 "이틀을 넘기면 환자 절반이 사망할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B형 박리는 수술 위험도가 더 크기 때문에 초기에는 혈압·맥박 조절, 통증 완화 등 내과적 약물 치료를 우선 적용하며, 이후 필요에 따라 스텐트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치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의 개복·개흉 수술뿐만 아니라 비침습적인 시술 방법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스텐트 도관 삽입술은 2000년대 초반 도입 이후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대동맥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송 교수는 "사타구니를 통한 혈관 접근만으로 스텐트를 설치하면 개흉이나 개복 없이 치료가 가능하고, 회복도 빠르며 합병증 위험도 낮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통적 수술과 스텐트 시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법도 확대되고 있다"라며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질환 상태에 맞춰 가장 적절한 치료 전략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가 생명을 지킨다
대동맥 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혈압은 가장 흔한 위험 요인으로 꼽히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약물 복용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도 빠질 수 없다. 비만을 예방하고, 채소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과 적절한 운동을 실천하며, 금연·절주를 통해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스트레스 관리, 수면의 질 개선, 정신적 안정도 혈압 조절에 기여하므로 함께 신경 써야 한다. 이러한 습관은 동맥경화를 막고 대동맥 벽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일정 연령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CT 등 정밀 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대동맥 검진을 통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권장된다.
송석원 교수는 "대동맥 질환은 응급 상황이 되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 안정적인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수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며 "조기 진단은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