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LP-1 기반 비만 주사 치료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위고비·삭센다·마운자로와 같은 주사제가 식욕 조절과 대사 기능 개선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치료 접근 방식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지은 원장(은가정의학과의원)은 "주사제는 단순히 식욕만 억제하는 약물이 아니라 대사와 호르몬 조절에 깊게 관여한다"며 "적절한 대상과 정확한 사용이 이루어질 경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만을 질환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와 마른 비만의 위험성, 단기간 감량의 부작용을 살펴봤던 지난 기사에 이어, 이번에는 비만 주사·식욕억제제의 작용 원리와 부작용, 청소년 비만 치료의 원칙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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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굶어도 살 안 빠지는 이유…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 ①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같은 주사가 체중 감량을 돕는 원리가 무엇인가요?
삭센다와 위고비에 이어 최근 출시된 마운자로까지 초기 주사 치료는 효과가 좋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주사 치료는 식욕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삭센다는 1일 1회,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며, 주사 후 평소 한 공기를 드시던 분도 반 공기 정도로 양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단기간 체중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 두 가지 약물은 대사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GLP-1 장 호르몬 성분을 활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식사 후 포만감은 약 7분 동안 유지되지만, GLP-1 기반 약물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식욕 억제를 유도합니다. 그래서 주사를 한 번만 맞아도 살이 빠지게 되는 거죠.

최근 주목받는 마운자로는 GLP-1과 GIP가 함께 포함된 이중 제제로, 인슐린 분비 촉진과 지질 대사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주사제와 식욕억제제는 어떻게 다른가요?
식욕억제제는 뇌 중추에 작용하는 경구 약물로 내성과 의존성 가능성이 있어 환자들이 우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단 시 불안감이나 과식 충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당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반면 위고비·삭센다·마운자로는 장 호르몬 기반 작용으로 내성·의존 위험이 적고, 혈당 조절 효과도 동반됩니다. 원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라 혈당 대사 개선과 인슐린 민감도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약가가 높아 선택에 부담이 있고, 미국·유럽에서는 당뇨 치료제로 허가되어 사용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주사나 약물 치료에도 부작용이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떤가요?
경구 약물은 내성·의존성이 생길 수 있고 소아·청소년 사용이 제한되며, 단기간 치료 위주라 장기 장기적으로 대사 질환을 조절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삭센다나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기반 주사제가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원리가 위 배출을 천천히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토나 메스꺼움, 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이 부작용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심한 위장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사용할 수 없고, 갑상선 수질암·췌장염 병력, 1형 당뇨, 간 질환, 임신·임신 준비 중인 여성도 절대 사용하면 안 되는 약물입니다.

성장기 청소년의 비만 치료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청소년도 주사 치료가 가능한가요?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는 비만 약물은 제한적이며 국내에서는 삭센다만 만 12세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효과는 좋지만 성장기 치료는 성인과 동일하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무리한 식사 제한과 과도한 운동은 성장과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금물이며, 전문가들은 호르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성장호르몬은 아이들에게는 성장을 시키는 호르몬, 어른들에게는 살이 빠지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활발히 분비되기 때문에 어른이든 아이든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무조건 잠을 자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배고픈 상태로 있으면 성장은 물론 학습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절식은 절대 안 됩니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혈당 관리가 중요하고, 단백질이 많이 들어간 포만감 높은 음식, 식사 후 걷기 등 생활습관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아직 국내에서 청소년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사용 허가 확대가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건강과 다이어트는 많은 분들의 관심사지만 대사 기능이 저하된 만성 질환자나 폐경·완경기 여성, 중년 환자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해도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전략 선택이 중요합니다. 운동이 가능하면 운동을 하고, 필요하면 주사 치료나 대사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비만 치료는 대사 질환 관리와 함께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질병 치료입니다.

기획 = 박소은 건강전문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