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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담긴 물 모르고 마셨다가 장에 구멍 생긴다

음식을 통해 체내에 쌓인 미세플라스틱이 장의 누수를 유발하고 염증성 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직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직이다. 플라스틱은 마찰, 빛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작은 미세플라스틱으로 파편화돼 마이크로플라스틱(5mm 이하) 또는 나노플라스틱(1~1,000nm)으로 바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먹거나 마시는 음식과 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며, 이것이 우리의 혈액과 장기에서도 검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연구소(columbia university 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해 마시는 생수 1l에서 24만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그러나 이렇게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생물학적, 의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연구팀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 계열의 플라스틱을 활용해 실제로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양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로 만들어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 크기로 섭취한 동물에서 장누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을 가진 동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경우 장에서 염증이 더 심해지고 장누수가 증가하는 결과도 확인했다. 장누수는 말 그대로 장벽에 누수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소장 장벽의 융모는 단단한 접합에 의해 결합되어 있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물질을 선별적으로 받아 들인다. 그런데 여러 원인에 의해 장벽이 느슨해지는 것을 장누수라고 하는데, 이때 독소나 병원균 등이 누수된 틈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온몸을 돌며 여러 기관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킨다. 장누수가 심해질 경우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의 염증성 장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누수정도ㅣ출처: 연세대 변상균·이인석 교수팀연구팀은 이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장의 전사체(transcriptome) 및 대사체(metabolome) 분석, 신호전달 경로의 규명을 통해 장의 염증과 누수를 유발하는 미세플라스틱의 분자 기전을 밝혀냈다. 미세플라스틱 섭취는 장내 염증을 촉진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타우린(taurine)과 같은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대사물질은 감소시켰다. 추가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jak-stat 신호전달경로를 교란시켜 세포 접합 단백질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장벽 항상성 유지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도 보였다. 연세대 변상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장 항상성 교란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예방 및 개선할 수 있는 표적을 제시했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중 보건 및 환경 건강 연구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인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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