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를 앓는 많은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합병증 중 하나가 '시력 저하'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아무 증상도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한 번 진행되기 시작하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한 합병증으로 꼽힌다. '아직 잘 보이는데 굳이 검사를 해야 할까?' 하고 검진을 미루는 사례도 흔하지만, 망막은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진료와 생활습관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내과 전문의 최인주 원장(연세예스내과)은 "철저한 혈당 조절과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습관, 그리고 정기 검사만이 실명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최 원장과 함께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위험성과 관리법을 자세히 짚어본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란 무엇인가요?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눈의 합병증입니다. 당뇨병을 오랜 기간, 특히 30년 이상 앓고 있는 경우 10명 중 9명이 경험할 만큼 유병률이 높은 질환입니다.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상태가 지속되면 안구 뒤쪽에 위치한 망막의 모세혈관이 손상되고, 손상된 혈관에서 체액이나 혈액이 새어 나와 망막이 부어오르거나 변형되어 시력이 저하되거나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가요?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시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당뇨병을 30년 이상 앓고 있는 경우 약 90%, 15년 이상 앓고 있는 경우 65~70%가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위험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선 현재,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유병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증상과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진행되면 눈앞에 날파리, 거미줄, 실 같은 검은 점이나 그림자가 떠다니는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시력 저하, 시야 협착, 어두운 곳에서 빛이 나타나는 광시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질환은 망막 모세혈관 손상의 정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악화되며, 크게 초기 단계인 비증식성과 후기 단계인 증식성으로 나뉩니다.

비증식성 망막병증은 모세혈관이 약해지거나 막히는 상태로, 치료와 혈당 관리로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증식성 망막병증은 망막에 이상 혈관이 새로 자라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5년 이내 실명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당뇨병이 있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안과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될까요?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방문하면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당뇨병이 있는 경우 6개월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3개월마다 안과를 방문하여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기 위해 중요한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요?
예방과 진행 지연을 위해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 철저한 혈당 관리입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위험이 3배 정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혈압 관리입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미세혈관 질환이므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흡연,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칩니다.

세 번째, 꾸준한 유산소 운동입니다. 무리하거나 과격한 운동보다는 걷기, 자전거, 가벼운 등산처럼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이 좋습니다.

마지막은 안과 검진입니다. 앞서 말했듯 증상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