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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전단계, 방치하면 5년 이내 당뇨… 정상으로 되돌리는 골든타임 수칙은?
최근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당뇨 위험' 혹은 '당뇨 전단계'라는 판정을 받고 당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장 당뇨병 약을 먹어야 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말에 안도하기 쉽지만, 사실 이 시기는 우리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이자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당뇨 전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흔해졌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수년 내에 평생 관리가 필요한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다행히 당뇨 전단계는 혈당을 다시 정상 범위로 되돌릴 수 있는 단계로 식습관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과 전문의 정창호 원장(속편한내과의원)의 자문을 통해 당뇨 전단계의 위험성과 관리 수칙에 대해 짚어본다.
정상과 당뇨 사이의 회색 지대, 당뇨 전단계의 기준
당뇨 전단계란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는 높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하기에는 이르지 않은 중간 단계를 말한다. 우리 몸의 혈당 조절 능력이 서서히 저하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등과 같다. 의학적으로는 두 가지 지표를 통해 이를 구분한다. 첫 번째는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하는 공복 혈당이다. 공복 혈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하며, 그 사이인 100~125mg/dL를 당뇨 전단계로 분류한다.
두 번째 지표는 지난 3개월간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다. 당화혈색소는 5.6% 이하가 정상이며, 6.5% 이상이면 당뇨병이다. 당뇨 전단계 환자군은 그 중간인 5.7~6.4% 사이에 위치한다. 정창호 원장은 "당뇨 전단계는 단순히 수치가 높은 상태를 넘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고위험군을 의미한다"며 이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침묵 속에 진행되는 '당뇨'의 위험성
당뇨 전단계의 가장 무서운 점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긴 하지만, 몸이 즉각적인 통증이나 이상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이 없다고 해서 몸 안의 손상이 멈춘 것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당뇨 전단계를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할 경우, 매년 약 5~10%의 환자가 제2형 당뇨병으로 이행된다.
특히 위험 인자를 동반한 경우 진행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정창호 원장은 "당화혈색소가 6.0% 이상이거나 복부비만, 당뇨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연간 진행 위험이 10% 이상으로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이 상태가 3~5년 정도 지속되면 환자의 25~50% 이상이 결국 정식 당뇨병 판정을 받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 결과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컨디션 난조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해야 할 증상은?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당뇨 전단계 역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기는 하지만, 몸이 즉각적인 통증이나 이상을 느끼기에는 수치가 아주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심히 관찰하면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포착할 수 있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고 무기력한 느낌이 드는 지속적인 피로감이 대표적이다.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흡수되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혈액에만 머물기 때문에 몸은 계속 에너지 부족 상태를 느끼게 된다. 이외에도 목이 자주 마르고 물을 많이 찾게 되는 증상, 식사 후에도 금방 허기를 느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창호 원장은 "당뇨 전단계는 증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한 경우가 많아 자각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가족력 등 위험 인자가 있는 상태에서 평소와 다른 피로감을 느낀다면 반드시 정밀 혈당 검사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혈당을 치솟게 하는 최악의 생활 습관
당뇨 전단계를 당뇨병으로 빠르게 악화시키는 주범은 잘못된 식단과 활동량 부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단순당과 백미,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과식이다. 특히 설탕이 듬뿍 들어간 탄산음료, 커피믹스, 과일주스 등은 혈당을 순식간에 높이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
운동 부족과 복부비만 역시 강력한 악화 요인이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 방식은 근육의 혈당 소비 능력을 떨어뜨린다. 정창호 원장은 "특히 저녁 늦게 많이 먹고 야식을 즐기는 패턴은 공복 혈당을 가장 빠르게 올리는 대표적인 위험 행동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생활 패턴이 지속되면 연간 당뇨병 진행률은 10%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혈당 상승 막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관리해야
당뇨 전단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이다.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핵심이다. 정창호 원장이 추천하는 핵심 식사 팁은 '거꾸로 식사법'이다. 식사 시 채소를 먼저 먹고, 그다음 단백질(고기, 생선, 두부 등), 마지막으로 탄수화물(밥, 빵 등)을 섭취하는 순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으면 나중에 들어오는 탄수화물의 소화 및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단순당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당뇨 발생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 흰쌀밥 대신 잡곡밥이나 현미밥을 선택하고, 매끼 단백질과 채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정 원장은 "식단 조절은 당뇨 전단계에서 혈당을 정상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주 150분 중강도 운동, 당뇨 위험 50% 낮춰
운동은 우리 몸의 근육이 혈당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 인슐린 민감도(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도)를 높여준다. 권장되는 운동량은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중강도란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숨이 다소 차는 정도의 강도를 말하며,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주 2~3회의 근력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근육은 우리 몸의 '당분 저장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을수록 혈당 조절이 쉬워진다. 일상에서 실천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식후 20~30분 뒤에 가볍게 산책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정창호 원장은 "꾸준한 운동은 당뇨병 진행 위험을 낮춘다"며,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 하루 10분이라도 매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당뇨 전단계의 가장 큰 적이다. 복부의 내장지방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염증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당뇨 전단계 상태에서 체중의 5~7%만 감량해도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약 58%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내장지방 감소는 인슐린 민감도를 크게 개선해 혈당 정상화 확률을 높인다. 전체 체중이 많이 줄지 않더라도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 당뇨병 진행 위험을 최대 70%까지 낮출 수 있다. 정창호 원장은 "내장지방 관리는 혈당을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당뇨 전 골든타임, 작은 생활습관부터 시작해야
당뇨 전단계 관리는 단순히 수치 하나를 낮추는 과정이 아니라, 미래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막는 보험과 같다. 이 시기에 혈당 조절에 성공하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심뇌혈관 질환, 심부전, 신부전(신장 기능 저하), 치매 등 삶의 질을 파괴하는 중증 질환의 위험도를 미리 낮출 수 있다.
정창호 원장은 마지막으로 "당뇨 예방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아직 증상이 없고 혈당이 크게 올라가지 않은 지금이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사 조절과 가벼운 운동 같은 작은 변화만으로도 당뇨병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중증 합병증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작은 한 걸음이 평생의 건강을 결정짓는다"라고 골든타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