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위염, 위궤양 등의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뿐 아니라 위암 발병률을 최대 6배까지 높이는 위험한 균으로 꼽힌다.

국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약 감염돼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제균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과 전문의 이상훈 원장(성모속튼튼내과)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원인부터 제균 치료법까지 알아본다.

q.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정확히 어떤 균인가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나선형 모양을 가진 세균으로, 위 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며 위 점막에 감염을 일으키는 균입니다. 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이 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 위암 등 다양한 위장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 건가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감염 경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구강-구강, 분변-구강, 그리고 환경적인 경로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의 침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간에 음식을 함께 드시거나 식기를 공유하거나 입맞춤을 하시는 경우 감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감염자의 대변에 균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셨을 경우에도 감염 위험이 존재합니다. 이 외에도 감염된 환경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q. 감염되었다면 무조건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든 분들이 반드시 제균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여부는 환자의 나이, 위장 증상의 유무,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 질환의 병력, 가족 중 위암 이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됩니다

q. 그렇다면 제균치료 과정과 완치 여부 확인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제균치료는 위산 억제제와 2~3가지 항생제를 병용한 경구 약물 요법이 사용되며, 약 2주간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1차 치료의 성공률은 약 70~8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남은 20~30%는 2차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감염이 완전히 제거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통 4~6주 후 요소호기검사를 시행합니다. 일부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해 조직 검사를 다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균 성공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위염이나 위암 등의 질병도 예방이 가능한가요?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 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제균 치료는 위장 질환의 개선 및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q. 제균 치료 중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요?
치료 기간 중에는 위를 자극하는 커피나 매운 음식은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매운 음식은 염증이 있는 위 점막을 더욱 자극할 수 있어 치료 성공률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커피를 완전히 끊기 어려운 경우에는 디카페인 커피로 대체하거나 식사와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치료 부작용은 없을까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시, 환자분들께서 가장 힘들어하시는 부분은 위장 장애와 항생제와 관련된 부작용입니다. 위장 장애로는 설사, 구역감, 구토, 복통, 속 쓰림, 복부 팽만감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생제 관련 부작용으로는 입이 마르거나 미각의 변화, 피로감,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있으며, 드물게는 항생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q. 김치나 발효식품이 헬리코박터균 억제에 도움이 될까요?
김치 등 발효식품이 헬리코박터균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는 일부 존재하지만, 이는 보조적 역할에 해당할 뿐 치료 효과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감염이 확인되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위암 등 위장 질환 예방을 위해 재균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획 = 천혜린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