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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없이 '시력' 되찾는다?… "눈에 마취제 넣자, 뇌 시각 기능 회복"
성인이 되면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약시(Lazy eye)'를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피코워 학습 기억 연구소(The Picower Institute for Learning and Memory)의 마크 베어(Mark F. Bear) 교수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눈의 신경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만으로도 뇌의 시각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약시를 가진 생쥐의 눈에 마취제 성분(테트로도톡신)을 주사해 망막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그러자 눈에서 뇌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중계소인 '시상(dLGN)'에서 평소와 다른 독특한 현상이 포착됐다. 눈의 신호가 끊기자, 뇌의 신경세포들이 갑자기 '버스트(Burst)'라고 불리는 강력하고 리듬감 있는 신호를 쏘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신호가 마치 깊은 잠에 빠졌거나 시스템을 재부팅할 때 나타나는 뇌파와 비슷하며, 이것이 굳어버린 뇌의 시각 회로를 다시 연결해주는 '강력한 알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버스트 신호'가 진짜 치료의 열쇠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기술을 사용했다. 버스트 신호를 만들어내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에게 똑같은 마취 치료를 시행했더니, 시력 회복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즉, 단순히 눈을 쉬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휴식이 뇌의 '재부팅 신호(버스트)'를 유발해야만 치료가 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기존에는 약시 치료를 위해 좋은 눈을 가리고 나쁜 눈(약시안)을 쓰게 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반대로 시력이 나쁜 눈(약시안)을 일시적으로 마취시켜 쉬게 했을 때도, 뇌의 시각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도 정상 시력을 가진 생쥐와 차이가 없을 만큼 완벽한 회복이었다. 이는 기존의 '패치 치료'가 성인에게 잘 듣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단순한 패치 가림은 뇌를 깨우는 강력한 '버스트 신호'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마크 베어(Mark F. Bear) 교수는 "약시가 있는 눈 자체를 잠시 '침묵'시키는 것만으로도 시력이 회복된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며, "이 방법은 환자들이 불편해하는 좋은 눈을 가리는 패치 치료보다 훨씬 환영받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Temporary retinal inactivation reverses effects of long-term monocular deprivation in visual cortex by induction of burst mode firing in the thalamus', 일시적 망막 비활성화는 시상 내 폭발적 발화 유도를 통해 시각 피질의 장기 단안 박탈 효과를 역전시킨다)는 2025년 11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