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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지 않는 어지럼증, '전정재활운동'으로 치료…2단계 훈련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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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누구에게나 흔하게 찾아오는 증상인 탓에, 큰 문제로 여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잠시 쉬면 나아지는 종류의 어지럼증도 있지만, 세상이 빙빙 도는 것처럼 느껴지며 서 있기도 힘들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들다면 단순한 어지럼증이 아닌 귓속의 문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귓속 기관은 귀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 '전정기관'이다. 신체가 자연스럽게 좌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인 만큼,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정기관 이상을 어떻게 개선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몸의 중심 잡는 전정기관, 기능 잃으면 어지럼증과 구역감 유발
전정기관은 머리의 수평 및 회전 운동을 감지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신체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우리가 걸을 때나 몸의 방향을 바꿀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정기관 덕분이다. 그런데 전정신경염, 이석증, 메니에르병과 같이 전정기관에 관련된 질환이 찾아오면 몸이 중심을 제대로 잡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질환으로 인해 귀에 이상이 생겨 전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소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서 손상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전정 보상' 과정이 시행된다. 균형을 잡기 위해 시각 등 다른 정보를 사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전정 신호의 불균형으로 인해 어지럼증, 구역감,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전정 보상이 진행될수록 증상이 점점 완화되는 편이다.

전정 기능 회복에는 약물 외에 재활운동도 효과적
보통 어지럼증이 심할 때는 신경안정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부터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전정신경염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약에만 의존해 치료를 받기보다는 전정 기능을 회복하는 '전정재활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재활운동을 미시행한 그룹에 비해 치료 효과가 더욱 뛰어났으며, 약 복용만을 한 그룹에 비해 회복 효과가 더디지도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최근에는 전정신경염의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발병 3일 이내에는 약물치료를 받고, 이후에는 전정재활운동을 꾸준히 하는 방식의 치료가 많이 시행된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유신영 원장(명동연세이비인후과의원)은 "전정재활운동은 전정 기능이 떨어진 직후 가능한 3일 이내에 시작해야 한다"라며 "약 2주간은 어지럼증이 있더라도 최대한 꾸준히 재활운동을 시행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점점 강도 높여가며 재활운동 시행해야…적응훈련과 대치훈련이란?
전정재활운동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특정 동작이나 자세에 반복적으로 신체를 노출시킴으로써, 전정 보상 작용을 강화하는 원리다. 초기에는 눈과 고개만 가볍게 돌리는 약한 강도의 운동으로 시작해, 점차 신체를 직접 움직이며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1단계: 적응훈련
어지럼증 발생 초기에는 눈과 머리의 협응력을 강화해 전정기관의 회복을 돕는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 약을 복용할 때부터 적응훈련을 꾸준히 병행하면 신경계가 더욱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다.

1. 눈으로 따라가기 운동
① 앉은 자세에서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시선을 앞으로 둔다.
② 눈과 같은 높이에 손이나 물체를 둔다.
③ 머리는 고정한 채로, 물체를 움직이면서 눈으로 물체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2. 고개 돌리기 운동
① 눈과 같은 높이에 손이나 물체를 둔다.
② 물체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머리도 함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느 정도 적응됐다면 머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바라보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2단계: 대치훈련
적응훈련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전정기관의 신호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각 정보와 근육에서 오는 정보를 모두 활용하는 '대치훈련'이 도움이 된다. 전신을 움직여 균형을 잡아야 하는 만큼 어지럼증이 극심한 단계에서는 주의해야 하며, 벽에 기대거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시행하는 것이 좋다.

1. 제자리 걷기
① 눈을 감고 양발을 땅에 붙인 채로, 팔을 앞으로 뻗는다.
② 눈을 뜨지 않고, 팔을 든 채로 제자리걸음을 50걸음 정도 걷는다.

2. 벽 짚고 걷기
① 한쪽 손을 벽에 기댈 수 있을 정도로 벽에 가까이 선다.
② 벽을 짚은 채 천천히 걷다가, 서서히 보폭을 줄이며 걷는 속도를 높인다.
③ 걷기에 적응했다면 머리를 좌우로 돌리고, 물체를 보면서 걷는다. 처음에는 단단한 바닥에서 운동을 시작하고, 눈을 감고 걷거나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서 걷는 등 난도를 높이는 것도 좋다.

3. 한 발로 서기
① 한쪽 손을 벽에 댄 채로, 눈을 뜬 상태에서 한 발을 들고 5초간 서 있는다.
② 적응이 되었다면 손을 벽에서 뗀 채로, 눈을 감고 한 발을 들고 5초간 서 있는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유신영 원장(명동연세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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