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특별한 증상 없이 전신 혈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근경색, 신부전, 뇌졸중 등 생명과 직결되는 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혈압이 높아지는 원인을 파악하여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혈압은 유전, 생활습관, 비만, 노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나 직장 내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은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관리법에 대해 소화기내과 지정현 원장(연세에이지내과)의 설명을 들어봤다.

q. 겨울에는 고혈압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운 날씨와 고혈압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날씨가 추워지게 되면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추울 때 우리 신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흐르기 어려워지고, 혈압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갑자기 추워지거나 기온이 낮은 아침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q. 스트레스 역시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인데요. 특히 직장 내 스트레스는 고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직장 내 스트레스는 고혈압의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심박수나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이런 반응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고혈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또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흡연, 음주, 과도한 나트륨 섭취, 운동 부족과 같이 건강에 해로운 습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심호흡, 명상,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할 것을 권합니다. 혈압이 높다면 평소에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주는 것이 좋고, 필요시에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야근하는 경우도 있고, 근무 형태에 따라 밤에 일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이러한 생활 패턴이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아무래도 야간 근무는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리듬에서는 밤에 혈압이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하지만 교대 근무나 야간 활동이 이를 방해하면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도 있지만 밤 시간대에 일하다 보면 아무래도 야식을 먹게 되기 때문인데요. 특히 짠 음식을 섭취하면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야간 근무자는 일반 근무자에 비해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야간근무를 하는 분들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서 혈압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q. 회식 자리에 참석하면 술을 거절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회식 때 주로 먹는 음식은 대개 나트륨이나 지방 함량이 많아서 혈압을 급격하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분들은 특히 더 신중한 관리가 필요한데요. 되도록 국물 음식을 제한하고,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마실 때는 양 조절을 잘 해야 하며, 음주 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서 혈압 변화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회식 전에 가벼운 간식을 챙겨 먹으면 폭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약을 먹는 고혈압 환자들이 술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고혈압 약을 드시면서 음주를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술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술은 고혈압 약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부작용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정한 종류의 고혈압 약은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졸음, 심박수 변화와 같은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라면 음주는 가능하면 줄이고, 약 복용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지정현 원장(의정부 연세이지내과의원 소화기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