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시간안내
- 월화목금 08:30 - 18:00
- 수요일 08:30 - 12:30
- 토요일 08:30 - 13:00
- 점심시간 12:30 - 14:00
건강, 우리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여러분의 건강주치의로 늘 곁에 있겠습니다.
062-946-0500
홈으로_ 커뮤니티_ 칼럼
"심방세동, 방치하면 뇌졸중 위험 5배"…어떻게 치료할까? [인터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단순한 두근거림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장 안에 혈액이 고여 혈전이 생기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다섯 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항응고제를 통한 혈전 예방, 심장 초음파를 통한 원인 확인, 증상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수적이다. 심장내과 전문의 현철원(평택성모병원) 과장과 함께 심방세동의 진단과 치료, 그리고 환자가 꼭 알아야 할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q. 심방세동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걸까요?
생물 시간에 사람의 심장이 '2심방, 2심실' 구조라는 것을 배우셨을 겁니다. 실제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분은 심실, 즉 두꺼운 근육 부위이고, 심방은 심실이 박동하도록 신호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심장은 단순히 근육이 수축·이완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교한 신호 체계에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장기입니다.
우리 심장은 전도계라는 체계를 통해 박동하는데, 이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하자면 지휘자가 "이제 뛰라" 하고 신호를 내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심방세동은 이 지휘자가 없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각 부분이 제멋대로 신호를 내보내다 보니, 심실 입장에서는 어떤 자극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는 거죠. 결국 어떤 박자는 이 신호에 반응했다가, 또 어떤 박자는 다른 신호에 반응하고, 어떤 때는 아예 박동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심방세동'이라고 진단합니다.
q. 심방세동을 진단받으면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심방세동(心房細動)'이라는 말 자체를 풀어보면, 심방이 세밀하게 움직이고 덜덜 떨린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을 흐르게 해야 하는데,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면 혈액이 고여 굳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피가 계속 흘러야 굳지 않는데 한곳에 머물러 있으면 선지처럼 굳어 버린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고여 있는 혈류 속에서 혈전, 즉 피떡이 생기고, 그것이 우연히 심장 밖으로 흘러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뇌경색이 발생합니다.
항응고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약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항응고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뇌경색의 약 3분의 2는 예방할 수 있고, 설령 발생하더라도 비교적 가볍게 지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q. 항응고제 하면 와파린이라는 약물이 익숙한데, 최근에는 noac이라는 약물도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두 약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항응고제는 말 그대로 혈액이 굳지 않도록 하는 약입니다. 다만 효과가 지나치게 강하면 출혈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효과가 약하면 혈전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하므로 적절한 항응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파린은 대표적인 전통 항응고제로, 복용 시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합니다. 혈액의 응고 정도에 따라 용량을 늘리거나 줄여야 하고, 식습관이나 함께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noac(신형 경구 항응고제)는 출시된 지 10년 이상 된 약물이지만, 와파린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고, 식습관이나 다른 약물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면서 일정한 항응고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와파린과 비교했을 때 뇌경색 예방 효과는 비슷하지만 출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noac이 와파린보다 더 많이 쓰이고 있으며, 환자 입장에서도 관리가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q. 심장 리듬을 조절하는 항부정맥제는 언제 사용하나요?
항부정맥제는 말 그대로 부정맥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물입니다. 심방세동 환자들의 경우 절반 정도는 증상이 없어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환자 중 약 60~80%는 불규칙한 맥박이나 두근거림 같은 증상을 경험합니다. 이때 항부정맥제를 사용하면 심방세동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맥박을 규칙적으로 유지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q. 진단 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꼭 필요한 검사인가요?
기본적으로 심방세동이 의심되면 심장 초음파 검사를 권유 드립니다. 심방세동은 반드시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판막 질환이나 심장 근육 이상, 혹은 심방 자체의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심장 안에서 혈전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약물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도 심장 초음파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판막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noac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심장의 상태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 심장 초음파 검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심장 초음파로는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나요?
심장 초음파는 심장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이를 통해 심방과 심실, 그리고 심방·심실 사이의 판막, 심실과 대동맥·폐동맥 사이의 판막 기능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장 초음파를 통해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방의 크기가 너무 많이 늘어난 경우에는 항부정맥제를 사용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심장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경우라면 맥박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약물 치료를 통해 예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q. 심방세동 환자마다 치료 방식이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치료 방향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졸중 예방입니다. 먼저 환자가 뇌졸중 예방을 위한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위험도를 평가합니다.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혈관질환(죽상경화, 협심증, 말초혈관질환 등)을 동반한 경우 위험도가 높습니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연간 뇌경색 위험이 3% 이상이면 항응고제 복용을 시작하게 됩니다.
맥박에 관련된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첫째, 정상 맥박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질병이 비교적 초기 단계라면 항부정맥제를 통해 맥박을 정상으로 유지하면서 예후를 개선하고, 불규칙한 맥박에 따른 증상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상 맥박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심장이 많이 변해 항부정맥제나 전기충격, 고주파 절제술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는 정상 리듬을 만들기보다는 맥박이 너무 빨라지지 않도록 '맥박수 조절' 치료를 시행합니다.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면 수축과 이완의 여유가 없어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심부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 상태에 따라 ▲리듬 유지 전략(항부정맥제·시술)과 ▲맥박수 조절 전략 중 적절한 방향을 선택하게 됩니다.
q. 항응고제나 항부정맥제 같은 약물은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나요?
심방세동 환자의 절반 정도는 무증상이기 때문에, 본인이 정상 리듬으로 돌아왔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좋아졌다"라는 개념보다는, 언제든 다시 심방세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잠재적인 환자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뇌경색 위험성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뇌경색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치료는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다만 항부정맥제나 맥박수 조절 약물은 증상이나 심장 상태에 따라 일부 조정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기획 = 황인성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