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시간안내
- 월화목금 08:30 - 18:00
- 수요일 08:30 - 12:30
- 토요일 08:30 - 13:00
- 점심시간 12:30 - 14:00
건강, 우리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여러분의 건강주치의로 늘 곁에 있겠습니다.
062-946-0500
홈으로_ 커뮤니티_ 칼럼
"곤지름 같대요"... 확진 받고도 빙빙 돌려 말하는 환자들의 속마음
의사들 사이에서는 환자의 말을 그대로 믿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일례로 진료실을 찾은 한 남성 환자가 "비뇨의학과에서는 곤지름 같다고 해서 확인 좀 해보려고 왔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진찰을 해보니 '곤지름 같은 것'이 아니라 '곤지름'이었습니다. 환자에게 "비뇨의학과에서 확실히 말하지 않고, 곤지름 같다고만 하던가요?"라고 묻자, 환자는 멈칫하더니 "아... 사실은 곤지름이라고 했어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환자들은 왜 이런 식으로 진단 결과를 에둘러 전달할까요?
환자의 언어에 숨은 마음의 방어선
'곤지름'이라는 단어는 많은 남성에게 경악과 충격, 수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병명입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성관계, 성병 등의 단어가 엮이면서 질환 자체보다 사회적 낙인이 무겁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본인은 의사로부터 분명히 "곤지름입니다"라는 확진을 받았음에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심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치 아직 확진된 것은 아니라는 식의 말로 포장하게 됩니다. "그냥 곤지름 같다고 하던데요"라는 말은 아직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자 단정 짓고 싶지 않은 감정적 완충 장치인 셈입니다.
곤지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운 사회적 낙인
곤지름은 단순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넘어, '나쁜 병'이나 '수치스러운 병'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강하게 붙어 있습니다. 성관계로 전염된다는 인식, 성적 문란함과 연관 짓는 시선, 파트너에게 감염시켰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환자 스스로 병명을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마치 제3자의 이야기처럼 말하거나, 의사가 확실히 말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해 책임과 불안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모호한 표현에 담긴 불안, 공감으로 다가가는 의료진
이처럼 환자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 의사도 난감할 수 있지만, 그 당황스러움 이면에 있는 환자의 심리를 읽을 수 있다면 그 순간이 오히려 치료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곤지름 같다고 하던데요"라는 말은 사실 "저 정말 곤지름일까 봐 무섭고 불안합니다"라는 고백일 수 있습니다. 이때 의사는 사실을 명확히 전달하되, 비난이 아닌 공감과 안내의 언어로 접근해야 합니다. "확실히 곤지름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잘 치료하면 좋아지는 병이니, 지금부터 저와 함께 치료해 봅시다."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는 정확한 진단보다 더 큰 힘이 됩니다.
진단을 흐리는 말 너머의 두려움을 이해하는 법
의료 현장에서 환자가 사용하는 모호한 표현 뒤에는 분명한 감정이 존재합니다. 곤지름은 병 자체보다 그로 인해 겪는 감정적 충격이 더 큰 질환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명확한 진단과 따뜻한 설명, 재발을 막는 치료 전략이 필요합니다.
진단을 흐리는 말 너머에 있는 환자의 두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환자 역시 의료진을 굳게 신뢰하고 본격적인 치료의 길 위에 설 준비를 마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