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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봄에?나만?우울해"...?2주?넘는?무기력증,?'봄?우울증'?주의
따뜻하고 화사한 봄기운에 온 세상이 생동감 있게 깨어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시기 무기력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은 오히려 급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104만 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3~5월이면 자살률이 연중 가장 높은 수치까지 치솟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남들은 모두 화창한 봄날을 즐기며 행복해 보이는데, 왜 유독 내 마음만 반대로 우울해지는 것일까? 단순한 춘곤증이나 날씨 탓으로 여겨 방치하기 쉬운 우리 몸과 마음의 조용한 구조 신호, '봄철 우울증'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순모 원장(마음숲길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함께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평소 좋아하던 일에 2주 이상 흥미 잃는다면 '우울증' 고려해야
봄이 되면 흔히 겪는 춘곤증은 급격한 기온 상승과 활동량 증가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생체리듬 부조화다. 보통 1~3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이러한 무기력함이나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권순모 원장은 "춘곤증 환자는 몸이 무거울 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할 때 여전히 즐거움을 느낀다"며, "반면 우울증의 결정적 신호는 평소 좋아하던 일에 아무런 흥미가 없고 감정이 무뎌지는 무쾌감증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한 피로는 그저 쉬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지만, 우울증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거나 근거 없는 죄책감에 빠지게 만든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글을 읽어도 내용이 파악되지 않는 가성치매 증상이나, 삶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가 반복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권 원장은 진료 시 환자들에게 "요즘 진심으로 재미있는 일이 하나라도 있는지,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게 평소보다 힘든지 등을 질문하며 숨은 우울증을 찾아낸다고 덧붙였다.
치료 초기 '회복된다' 느낄 때 주의 기울여야... "맞춤 치료 필수"
가을이나 겨울철 우울증이 주로 과다 수면이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는 반면, 봄철 우울증은 불면, 식욕 저하, 불안, 그리고 '초조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계절 변화에 따른 뇌의 호르몬 적응 과정과 관련이 깊다. 햇빛을 받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지만, 봄철에 일조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오히려 뇌의 생체시계와 수면-각성 리듬이 흔들리게 된다. 계절의 변화 속도를 뇌의 적응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권순모 원장은 "겨울 동안 세로토닌이 부족했던 뇌에 갑자기 많은 양의 호르몬이 쏟아지면, 예민해진 수용체들이 과도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이러한 현상은 평온함보다는 신경과민이나 안절부절못하는 초조함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우울한 감정은 그대로인데 뇌의 활성도만 급격히 높아지면서 충동적인 생각이 늘어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대적 박탈감과 SNS 속 화려한 일상, 우울감 키워
화창하고 생동감 넘치는 봄의 풍경은 역설적으로 우울증 환자들의 심리적 고립감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타인의 행복한 모습과 자신의 내면 상태가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는데, 화려한 봄날을 즐기는 타인을 기준으로 삼고 자신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면서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지인들의 꽃놀이 사진이나 활기찬 일상이 가득한 소셜 미디어(SNS) 환경은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우울의 깊이를 더한다. 권순모 원장은 "우울증 환자들은 자기 자신과 세상,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인지 왜곡을 갖기 쉽다"며, "세상은 아름다운데 자신만 소외되어 있다는 부정적인 확신이 봄철에 더욱 강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치료 초기 에너지 반등 주의, 맞춤 치료 필수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과 보호자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는 역설적이게도 환자가 '이제 조금 움직일 힘이 생긴다'고 말할 때다. 우울증은 정서적 저하와 신체적 무기력이 동반되는데, 치료를 시작하면 신체적 에너지와 실행력이 기분보다 1~2주 먼저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울한 감정과 부정적인 사고는 여전한데 행동할 힘이 생기면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권순모 원장은 "이 시기 환자의 초조함과 충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항우울제와 함께 항불안제를 일시적으로 병용하거나, 저용량의 비전형 약물을 추가해 과잉 활성을 진정시키는 등 전략적인 약물 조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증상이 심해 일상 유지가 어렵거나 기존 약물로 회복이 더딘 경우에는 코에 뿌리는 형태의 속효성 치료제(에스케타민)나 강력한 자기장으로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경두개 자기자극술(rTMS), 생체 시계 정상화를 돕는 광치료 등 다양한 방식이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제 외출·카페인 금물... 작은 성취엔 칭찬과 공감해야
봄철의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커피나 단 음식을 자주 찾는 습관은 우울증 환자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주지만 뇌의 신경화학적 균형을 흔들어 불안을 증폭시키고, 이후 훨씬 심한 피로감을 유발한다. 단순당 역시 혈당을 급격히 높였다가 떨어뜨리면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짜증과 피로를 가중시킨다.
주변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도 필수적이다. 무작정 밖으로 나가자고 외출을 권하거나 마음을 굳게 먹으라는 조언은 신체적 에너지가 고갈된 환자에게 큰 부담과 좌절감을 줄 수 있다. 권순모 원장은 붕괴된 생체 리듬을 되찾기 위해 "밖으로 나갈 에너지가 없다면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고 창가에 앉아 빛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보호자들에게 "환자를 억지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힘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주며, 세수하기와 같은 일상의 작은 성취를 과하게 칭찬해 주는 것이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