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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식품은 살 안 찐다?" 전문의가 짚은 '제로'의 오해와 진실⑧ [비만 리포트]
제로 탄산음료부터 제로 아이스크림, 커피, 이온음료, 젤리에 이르기까지, 이제 '제로(0)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설탕 대신 대체당으로 단맛을 내는 제로 식품은 특히 체중을 관리하려는 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제로'라는 단어에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제로 제품이라 해도 칼로리나 당류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경희대병원)는 "일부 대체당은 단맛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며 "제로 식품도 현명하게 선택하고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로 식품이 체중 조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올바르게 섭취하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박정하 교수와 함께 자세히 살펴본다.
달콤한 설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는 '제로(0) 제품'은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려 식품업계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당류가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로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설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박정하 교수는 "설탕은 이당류로, 1g당 4kcal의 열량을 내지만 거의 영양소가 없는 순수 에너지원"이라며 "포만감이 낮아 과잉 섭취하기 쉬우며, 체내에서는 글리코겐이나 지방 형태로 저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설탕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비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나친 당류 섭취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제로 제품, 체중 감량에 정말 도움이 될까?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식품을 찾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로'라는 표기가 일종의 '안심 마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제로 식품은 실제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해 박정하 교수는 "제로 제품은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해 총 섭취 열량을 줄이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섭취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달콤한 제로 제품은 우리가 단맛에 익숙해지게 만들고,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 또한 일부 제로 제품은 열량이 거의 없더라도 혈당을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등 설탕과 유사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인공감미료가 비만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박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뇌에서 에너지원으로 인식되지 않아 보상 체계에 혼란을 주고, 이로 인해 당에 대한 갈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단맛 욕구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제로 식품이 오히려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에 장내 미생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미생물 조성이 변화하고 이로 인해 장 호르몬 분비나 혈당 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쳐 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인공감미료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개인에 따라 반응 차이도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식욕을 자극하거나 과식을 유발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제로' 표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필요하다. 박 교수는 "제로 과자나 제로 아이스크림처럼 감미료만 '제로'일 뿐, 다른 재료의 열량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며 "많이 먹으면 오히려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g(ml)당 당류가 0.5g 미만인 경우 무당∙무설탕∙제로슈거∙sugar free 등을 표시할 수 있다.
과다섭취는 금물, 단 음식 생각날 땐 '이렇게'
제로 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다이어트에 방해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알코올류(솔비톨, 말티톨, 자일리톨 등)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설사, 복부 팽만감, 복통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단맛이 당길 때는 설탕이 다량 들어간 제품 대신 제로 음료나 제로 과자를 소량 섭취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는 있지만, '제로'라는 이름만 믿고 과하게 먹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단 음식이 생각날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박정하 교수는 "단당류보다는 다당류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식이섬유 등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식사 시에는 잡곡밥, 통곡물빵, 담백한 파스타처럼 다당류가 풍부한 식품을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식사는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고, 포만감도 높여 과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간식이나 디저트를 고를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과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나 간식 대신 견과류, 무가당 그릭요거트, 탄산수, 허브차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는 갈증과 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과일은 당 함량이 높은 식품인 만큼 하루 사과 반 개 정도의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 교수는 식단 관리 과정에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비만은 단순히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체질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생활을 해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 있으며, 이는 결코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