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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 유발" 사실일까?... 전문가 권고 복용 원칙은 [팩트진찰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초기 타이레놀 복용이 아이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임산부의 해열진통제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0년 대비 자폐 유병률이 약 400% 증가했다"며, 그 원인 중 하나로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을 지목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세계 각국 보건당국은 해당 주장에 대해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임산부의 기존 복용 지침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오랫동안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로 평가돼 왔으며, 복용을 중단할 수준의 위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해열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타이레놀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본 기사에서는 이상봉 약사와(정다운약국)함께 해당 논란과 관련된 연구들을 짚어보고, 임산부가 약물 복용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복약 원칙과 판단 기준을 살펴본다.

타이레놀과 자폐증, 연관성은 있지만 인과관계는 미입증
국제적으로 진행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짧은 기간, 필요한 만큼만 복용할 경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결론이 대다수다. 한 예로, 2024년 스웨덴에서 약 250만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JAMA Network Open)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자폐증, ADHD, 지적 장애 발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다만 일부 초기 연구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자폐증 또는 ADHD 발생 간의 통계적 연관성이 관찰된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2019년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에서는 신생아 제대혈 내 아세트아미노펜 농도가 높을수록 자폐나 ADHD 진단율이 3배 가까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대해 이상봉 약사는 "중요한 것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는 것"이라며 "두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고 해서, 반드시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대규모 스웨덴 연구는 이 문제를 더 깊이 분석하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사용했다. 바로, 형제·자매를 서로 비교하는 '형제-자매 대조 연구'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거의 같기 때문에 '타이레놀을 복용했는가 아닌가'에 따른 차이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 결과, 단순 통계에서는 보이던 연관성이 형제·자매 간 비교에서는 사라졌다. 타이레놀 복용 자체보다는, 복용하게 된 이유(고열, 염증 등)가 자폐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 약사는 "현재까지의 가장 엄격한 연구들을 종합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 위험을 높인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전했다.

"고열 방치하면 오히려 자폐 위험 더 높아질 수도"
특히 의료계는 임신 중 고열을 무조건 참기보다,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이 너무 심해 견딜 수 없다면 한 알 정도는 먹을 수 있겠지만, 임신 중엔 타이레놀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매우 조심스러운 복용 태도를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태아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신 초기 고열은 태아 발달에 명백히 해로운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체온이 38℃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가 지속되면, 신경관 결손, 구순구개열, 선천성 심장기형 등 선천성 이상 발생 위험이 1.5~2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상봉 약사는 "주목할 점은, 임신 중 고열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자폐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며 "2018년 한 연구에 따르면 7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은 자폐 위험을 1.6배, 다발성 발열의 경우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열제를 적절히 사용한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약사는 "결국 치료하지 않는 위험이 치료하는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현재 약학계와 의학계의 공통된 견해"라며 "증상이 있을 경우 무조건 참기보다는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신중히 판단해야... 전문가와 상담 필수
전문가들은 막연한 불안에 휘둘리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상봉 약사는 "자폐나 ADHD 같은 신경발달 장애는 유전적·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매우 복잡한 결과"라며, "단일 약물 하나로 이러한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현재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을 비롯한 세계 보건당국이 아세트아미노펜의 임신 중 사용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해당 약물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라며 "무조건 피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태에 맞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임산부와 가족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이 약사가 정리한 안전 복약 수칙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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